두려움은 출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고통 없이는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우리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너무 멋지지 않겠어요?” 라고 말해준다
_의학 박사 롬 캠벨 (Lome R. Campbell)
오늘 나는 임신 5개월 차의 젊고 활기찬 산모를 만났다. 엄마는 자신의 임신 경험과 얼마나 자기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지 열띤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출산을 위해 몸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말했다. 수영, 요가와 걷기 운동이었다. 이 행복한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산모는 주먹을 꼭 쥐고 말했다. “그런데, 출산일이 감당이 안 돼요. 출산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하얗게 되요. 어떻게 될지 생각이 안 되고, 무서워요”
“공포”라는 말이 인생의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어야 할 출산의 시간을 향해 다가가는 여자들의 감정을 설명하는 적절한 단어인 듯하다. 이 젊고 분명히 많이 배우고 자신의 삶을 잘 살아온 여인이 출산에 대해 생각하니 어쩔 줄을 모르게 된 것이다. 슬프게도 이 세상에 이런 엄마들이 많다. 마치 한편의 희극처럼, 가공된 공포가 가공된 분위기를 끌어내고 예비 엄마 아빠들은 기쁨의 순간이어야 할 출산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출산에 있어서 고통에 관한 믿음이 너무 강해서 고통이라는 개념의 타당성을 생각해 보기 전에 고통을 합리화하고 이런 목적으로 수많은 이유를 붙이려는 시도들이 존재했다.
어떤 프로그램은 엄마들의 초점을 고통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고 그렇게 해서 고통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이 굉장히 중요한 신호 체계이고 산모가 출산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알려주는 생물학적 피드백이라고 설명한다.
이 이론은
만약에 산모가 진통의 강도와 간격을 알게 되면 진통이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진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견딜 만하고 함께 일하고 배울 수 있는 친구로 여기라고 한다. 진통을 숭앙하고 진통이
여성성을 강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격을 단련하려면 고통을
받아들어야 한다고 들어왔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고통에는 특정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고통을 어떤 식으로든 합리화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이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아니다. 고통은 여전히 부정적인 단어이고 고통이 필수적이라는 믿음은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출산에 있어
고통이 있어야 할 생리학적 이유가 없다는 이론을 검토하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고통을 수용하고 산모들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원하는 산모들에게 약물은 진통 중 마지막 수단이 아닌 정규
메뉴처럼 제공된다. 출산 교실에서도 이런 내용이 교육되어 초기부터 약물을 선택하거나 약물 사용을 결정하도록 유도된다. 엄마들은
약물이 태반을 넘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무도 태반이 약물을 막아주지 못한다고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산모들은 자신의 몸이 아이를 낳기에는 부적합하고, 오직 약물과 의료 기술에 의해서만 분만될 수 있다고 믿고
출산에 임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료개입들은 아이를 위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출산의 기회를 앗아간다.
종종 히프노버딩 교실에 참석한 엄마들 중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있다. “왜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 혹은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지 못할까요? 동물들의 출산에는 큰 문제가 없잖아요?” 내 대답은 항상 같다. “맞아요, 왜 사람은 그럴 수 없겠어요?”
의료인들은 오랫동안 고통은 “약물 사용의 파수군”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들은 고통은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한다. 비록 이 말이 사실이라 해도, 진통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출산을 하고 있는 모든 포유류에게 위 주장은 예외로 적용되어야 한다. 우리는 말이나 다른 ‘우둔한’ 동물들이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거나 불편하면 진통 시점을 늦추거나 진통을 중단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 너무 당연하게 여성들의 몸도 같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왜 동물의 경우는 받아들이면서 사람에게는 거부하려고 하는 걸까?
나는 종종 두려움과 다른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고 출산 과정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진정으로 안전하고 엄마와 아기가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다는
히프노버딩 원리가 정말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런 요구는 나에게 고장 난 아주 정교한 장치가 만약 처음에
고장 나지 않았다면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여 달라는 것처럼 들린다.
출산이 훼손되었다. 자신의 본능적인 출산의 힘을 믿는 여성들의 정신력이 훼손되었다. 우리는 훼손된 수백만 건의 출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건강한 모태가 작동을 못하게 하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못하게 하는 두려움의 실체를 진지하게 탐구하면 아마도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정밀하고 섬세한 여성의 몸을 잘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_메리몽간 지음 | 정환욱, 심정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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